바이오필리아우리유전자에는생명사랑의본능이새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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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에드워드 윌슨 (사이언스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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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다. 유엔이 지난 5월 발표한 생물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조류 1만여종, 양서류 6만여종, 포유류 5,000여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단체들은 평균 20분에 1종씩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고 추정한다. 38억년 전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이래 생물의 멸종 속도가 지금처럼 빨랐던 때는 없다.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가. 모든 생명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곤충 한 종의 멸종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은, 체감하긴 어렵지만 과학적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환경 파괴 행위가 얼마나 많은 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는지 알리면서 이대로 가다간 인간의 운명도 어둡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최근에는 생물 유전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생물다양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개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81ㆍ하버드대 석좌교수)은 좀더 감성적으로 호소한다. "생명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우리는 다른 생명을 알고 사랑하는 만큼 고귀해진다"고. 그는 이 본능을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즉 '생명 사랑'이라고 부른다. '생명(bio-)'와 '좋아함(philia)'을 조합해 그가 만든 단어다.

1984년 작 <바이오필리아>에서 그는 생물다양성을 지켜야 할 근본적 이유이자 이를 실천할 윤리적 토대로 '생명 사랑은 본능'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바이오필리아는 '생명과, 생명과 유사한 과정에 가치를 두는 타고난 경향"이다.


그는 "다른 동물과 친밀하게 지내려는 인간의 욕구는 상당히 선천적이어서 생명사랑 본능이라고 부를 만하며, 아동기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우리의 뇌가 짠 프로그램의 일부인 듯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 가설을 바탕으로 호소한다. 지구를, 미래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 안의 생명사랑 본능을 깨우자"고. 그는 "우리는 다른 생물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라고 강조하면서 생명사랑 본능이야말로 생물다양성을 지킬 힘과 새로운 윤리의 강력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낙관한다.

이 책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감성적 에세이다. 윌슨의 자서전보다 더 개인적인 책으로 꼽힌다. 개미와 열대 곤충을 연구하기 위해 1961년 남미 수리남의 원시림을 처음 찾았을 때 가슴 벅차게 느꼈던 자연의 경이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숲에서 뭇 생명이 벌이는 놀라운 사건들을 지켜보는 기쁨을 말할 때 그의 말투는 사뭇 들떠 있다.

그가 들려주는 생물학적 지식도 흥미롭다. 예컨대 숲 속 흙 한 줌에는 균류가 100만 마리, 세균이 100억 마리나 산다! 개미의 뇌는 설탕 알갱이 하나 크기밖에 안되지만, 개미의 성장과 행동을 완벽하게 지휘하는 통제센터다. 우리는 그들을 함부로 파괴할 권리가 없다.

윌슨은 말한다. "우리는 한번도 세계를 정복한 적이 없으며 세계를 이해한 적도 없다. 우리가 지배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지식이 쌓일수록 우리는 더 많은 신비를 발견할 것이고, 자연과 생명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기도 전에 파괴하는 것이다. 그 어리석음을 그는 이렇게 비유한다. 개발이 불가피하더라도, 무분별한 자연 파괴는 "저녁을 해먹으려고 르네상스 시대 명화를 태워 불을 피우는 일과 같다."

윌슨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통섭'에 앞장서온 과학자로도 유명하다. 이 책 또한 과학과 인문학, 종교와 예술, 문학을 넘나들며 포괄적이고 장대한 시야를 펼쳐 보인다. 다윈의 진화론을 둘러싼 19세기의 논쟁, 섬 생물지리학의 주요 이론, 뇌와 정신의 물질적 토대를 밝히는 인지심리학의 주요 성과, 리만 기하학을 비롯한 현대 수학의 아름다움 등 과학 이야기가 호머와 테니슨의 시, 피카소의 예술론, 플로리다 늪지대를 쏘다닌 자신의 유년 시절의 기억, 아시아와 남미 신화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풍성한 색채를 더한다.

글쓰기 방식부터가 문학적이다. 어떤 대목은 시를 읽는 듯하다. "이상적인 과학자는 시인처럼 생각하고 시계처럼 일하며 언론인처럼 쓴다"는 이 책의 한 구절은 저자의 모습을 가리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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