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블로터닷넷http://www.bloter.net/archives/178995

친구가 토요일에 결혼한다. 없는 살림에 축의금은 많이 못 내니, 대신 결혼식 영상을 찍어주기로 했다. 이것저것 준비해야 한다. 카메라를 빌렸다. 영상에 쓸 자료도 미리 챙겼다. 무료 글꼴 깔아두고,이미지도 몇 개 내려받았다. 아뿔싸. 영상에 넣을 음악이 없다. 음악 없는 동영상은 팥소 없는 찐빵이고 수지 없는 미스에이다.

그렇다고 아무 음악이나 쓸 수는 없다. 벅스나 멜론 같은 유료 음원 서비스에서 내려받은 음악은 못 쓴다. 단순 소비용이기 때문이다. 그 음악을 동영상 등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쓰려면 저작권자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마음대로 썼다가는 벌금 수십 만원을 물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정리했다. 저작권 걱정 없는 무료 음원을 찾는 9가지 방법이다.

헤드폰
플리커 CC-BY nSeika

무료로 쓸 땐, 저작권자가 공개해 둔 음악을 찾아 쓰는 것이 안전하다.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을 확인하면 편리하다. CCL은 저작권자가 ‘내 저작물은 이런 조건을 지키면 여기저기에 써도 좋다’라고 달아둔 저작물 이용 허락 표시다. 예를 들어 ‘CC-BY’라는 표시가 붙은 음원은 저작권자가 누구인지만 밝히면 어디에나 쓸 수 있다. 유튜브처럼 CCL 조건 없이 음악을 공개한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서 내려받은 음원은 저작권자가 걸어둔 조건만 지켜주면 무료로 쓸 수 있다. 저작권자에게 직접 연락해서 돈을 내고 쓰려면 굳이 발품 팔 필요가 없을테니, 여기서는 무료 음원을 찾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또 하나, ‘변경금지’(ND)의 CCL 조건이 적용된 음원을 동영상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하자. 해당 음원을 배경음악으로 쓴 동영상 자체가 ’2차 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 자멘도

자멘도는 41만곡이 넘는 독립음악을 모아둔 음원 장터다. 2004년 자유문화 운동가 3명이 만들었다. 10년 간 다듬어진 덕에 웬만한 상업 음원 서비스만큼 쓰기 편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을 찾을 수 있으며, 웹사이트 디자인도 깔끔하다.

자멘도에 올라온 음악은 비영리 용도에 쓸 수 있다. 자멘도는 이를 ‘개인적 용도’라고 써뒀다. CCL을 모르는 사용자가 많아서 ‘개인적 용도’와 ‘상업적 용도’로 구분했다고 자멘도는 설명했다.

상업적으로 쓸 음악은 두 가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먼저 무료로 쓰는 방법이다. 상업적인 용도라도 음악을 무료로 쓰고 싶다면 음악가가 상업적으로 써도 된다고 허락한 음악을 골라 쓰면 된다. 검색 페이지에서 CCL 옵션을 설정하고 찾아보자. 비상업적(Non-commercial, NC)으로 쓰라고 한 조건은 피해야 한다. 동일조건 이용허락(Share Alike, SA)을 단 음원을 쓰는 일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동일조건 이용허락이라는 조건이 달린 음악을 동영상에 쓰면, 그 동영상도 같은 CCL 조건으로 공유해야 한다. 상업적인 용도에는 제한이 있게 마련이다.

두 번째로 사용료를 내고 쓰는 방법이 있다. 상업적 이용이 제한된 음악을 광고나 영화 같은 데 쓰려면 자멘도프로(Jamendo Pro)에서 사용권을 내면 된다. 가격은 용도나 사용 기간, 사용 국가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자멘도 홈페이지에 따르면 단순히 유료 음악을 내려받아 듣는 데는 25유로 정도면 되지만, 용도를 가리지 않고 쓰려면 500유로 이상을 내야 한다.

국내에선 원트리즈뮤직이 2012년부터 자멘도와 독점계약을 맺고 국내 매장 배경음악 송출 업무를 맡고 있다.

자멘도 검색

2. 프리뮤직아카이브

프리뮤직아카이브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음악을 모아둔 웹사이트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라디오 방송국 WFMU에서 틀었던 음악을 모으던 웹사이트로 시작했다. 지금은 사용자가 다양한 곳에서 무료 음악을 찾아 FMA에 모으고 있다. 모든 음악을 사용자가 모아오기 때문에, 수집한 사람 기준으로 음악을 골라 볼 수 있는 점이 독특하다. 장르별로도 음악을 찾을 수 있다.

FMA에서 음악을 내려받는 건 공짜지만, 받은 음악을 활용하려면 저작권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음악별로 저작권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곡마다 세부 페이지에 저작물 이용 허락 조건이 CCL로 표시돼 있다.

비영리 목적에만 쓰라고 한 음악을 상업적인 곳에 쓰고 싶다면 저작권자에게 직접 연락해야 한다. 음악을 가져온 사용자가 관련 정보도 충실히 모아뒀기 때문에 연락처를 못 찾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프리뮤직아카이브

3. 프리사운드

프리사운드는 재사용할 수 있는 음원을 수집하는 웹사이트다. 완성된 형식을 갖춘 음악이 아니라 소리 조각이나 샘플, 녹취록, 효과음 등 음원을 모아둔 곳이다. 첫 페이지에서 검색을 하면 CCL로 검색 결과를 솎아낼 수 있는 항목이 검색창 아래 나타난다. 리믹스 그룹별로 음원을 찾는 기능이 재미있다. 한 음원을 사용자가 어떻게 재가공했는지 시간 순서대로 볼 수 있다.

프리사운드에 있는 음원은 모두 재가공할 수 있는 것이다. 몇 개 음원은 상업적으로 쓰지 못하게 돼 있으니 음원별로 CCL을 확인하자. 음원을 내려받으려면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프리사운드

4. 옵사운드

옵사운드는 음악가나 사운드 엔지니어가 자기 작품을 공개해 둔 커뮤니티다.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하면 자기가 만든 음원을 옵사운드에 올릴 수 있다. 일반 사용자는 가입을 안 해도 장르, 만든 사람, 태그로 음원을 찾을 수 있다.

옵사운드에 있는 음원을 쓰려면 저작권자를 밝히고, 음원을 가져다 쓴 콘텐츠를 음원과 같은 조건으로 공유(CC BY-SA)해야 한다. 상업적으로 쓰기엔 제약이 있는 조건이다. 다만 퍼블릭 도메인(CC PD)에 공개된 몇몇 음원은 상업적으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음원 세부 페이지에서 확인해야 한다.

옵사운드

5. 프리뮤직라이선싱

프리뮤직라이선싱은 CCL 조건별로 음악을 찾을 수 있는 검색 서비스다. 디자인이 직관적이어서 사용하기 편하다. 아직 개발 중이어서 몇몇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지만,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곡명이나 장르, CCL 조건을 입력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오른쪽에 검색 결과가 음악 재생 프로그램처럼 나타난다. 음악을 내려받지 않아도 바로 미리 들어볼 수도 있다.

프리뮤직라이센싱

6. 씨씨믹스터

씨씨믹스터는 CCL 조건대로 자기 음악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음악을 가져와 재가공하는 음악가 커뮤니티다. 무손실 FLAC 음원까지 공유하고 있다.

씨씨믹스터에 올라온 음악은 비영리적 목적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다. 저작권자가 누구인지 밝히기만 하면 된다. 다만 곡에 따라 이용 허락 범위가 다를 수 있으니 사용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길 권한다. 상업적으로 이용할 때는 저작권자에게 연락해 따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딕.씨씨믹스터는 상황이나 주제별로 사전 이용허락 없이 쓸 수 있는 음원을 그룹화해 제공하니 눈여겨 보자. 영화나 동영상 배경음악용으로 제격인 음원이나 상업용 프로젝트에 무료로 쓸 수 있는 음원을 각각 모아 보여주는 식이다. 결혼식 동영상 배경음악을 찾을 땐 이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씨씨믹스터

dig.ccmixter

7. 피처링

피처링도 음악을 재가공하는 음악가 커뮤니티다. 리믹스라는 원래 목적에 맞게 비트, 목소리, 동영상, 가사를 따로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요소를 조합해 만든 리믹스곡도 있다. 마음에 드는 리믹스 음악가가 있다면 그를 팔로우해 그에 관한 새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다.

피처링에 올라온 음악은 저작권자만 표시하면 상업적인 용도에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다만 저작권자가 자기 작품을 상업적으로 쓸 수 없도록 CCL을 바꿔뒀을 수도 있으니 음악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겠다.

피처링

8. 렛츠씨씨

렛츠씨씨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가 운영하는 CCL 전문 검색엔진이다. 이미지 뿐 아니라 음악이나 동영상, 문서도 CCL이 적용됐다면 렛츠씨씨에서 찾을 수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상업적으로 쓸 건지, 내려받은 콘텐츠를 재가공할 건지 체크한 뒤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하면 된다. 음악은 앞서 소개한 자멘도씨씨믹스터프리사운드에서 찾아온다. 외국 서비스에서 검색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한글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렛츠씨씨

9.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

동영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유튜브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올리는 동영상 커뮤니티 서비스다. 동영상에 들어간 음원의 저작권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유튜브는 아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음악 150곡을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에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여기에 캐롤 12곡을 추가했다.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는 유튜브가 음악가와 작업해 공개한 음악이니 저작권 걱정 없이 맘껏 써도 된다.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에서 내려받은 음악을 비메오 같이 다른 서비스에 올릴 영상에 써도 괜찮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TV광고 같은 상업적인 곳에도 쓸 수 있다. 동영상이 아닌 콘텐츠를 만드는 데 써도 된다. 몇 가지 조건만 지키면 된다.

우선, 자기가 직접 만든 콘텐츠에 써야 한다. 방송 갈무리 영상 같이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에다 유튜브 음악을 짜깁기하는 건 안 된다. 또 유튜브에서 내려받은 음악 자체를 재배포하거나 팔아서도 안 된다. 동영상이 아니라 음악만 가지고 리믹스하는 것도 안 된다. 유튜브 관계자는 “음원 자체를 수정·재배포하거나 판매하는 것만 금지하고 나머지는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콘텐츠를 창작하는 데는 마음껏 써도 된다”라고 말했다. 단, 인종차별, 성차별, 사생활 침해 등 유튜브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에서 부적절한 콘텐츠나 불법적인 용도라고 규정한 데는 쓸 수 없다.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

기사에 나온 저작권 걱정 없는 음원 웹사이트 9곳

1. 자멘도
2. 프리뮤직아카이브
3. 프리사운드
4. 옵사운드
5. 프리뮤직라이센싱
6. 씨씨믹스터
7. 피처링
8. 렛츠씨씨
9. 유튜브 오디오라이브러리


출처 : 블로터 닷넷 페이스북, 새 프로그래밍 언어 ‘핵’ 공개


페이스북, 새 프로그래밍 언어 ‘핵’ 공개



페이스북이 더 빠르고 오류를 미리 잡을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핵(Hack)’을 오픈소스로 내놓았다. 페이스북은 핵 홈페이지에서 핵 언어 사용법과 관련 사례 제공한다.


페이북이 개발한 핵은 기존 PHP 언어를 기반으로 기능을 추가한 프로그래밍 언어다. 페이스북은 웹서버를 PHP 기반으로 구축했다. 읽고 쓰기 쉬우며 데이터베이스와 자료를 빠르게 처리하는 PHP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PHP는 오픈소스 언어이므로, 이를 기반으로 만든 핵도 자연스레 오픈소스로 공개하게 됐다.

핵의 장점은 프로그래밍 테스트 시간을 줄여주는 데 있다. PHP 개발자는 웹브라우저와 코드를 계속 번걸아 가면서 테스트를 하곤 했는데, 핵은 테스트에 앞서 오류를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엔 정적 타입과 동적 타입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확인할 수 있는 그래듀얼 타이핑 개념을 사용했다. 정적 타입으로 코드를 쓰면 프로그래밍 작성 중 오류를 미리 확인할 수 있수 있는 장점이 있고, 동적 타입은 개발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장점을 지녔다. 핵은 2가지 장점을 동시에 수용해 개발자 수고를 덜어준다.

자세한 포스팅은 위 출처에 링크된 블로터 닷넷에서 확인을.^^;;
스크랩도 빡씸.ㅠ


출처 : 블로터닷넷 [개발人] 송창현 “개발자도 기획자다”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와닿는 뉴스여서 스크랩을 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이맘때였다. ‘마흔이 넘는 개발자는 치킨집을 차려야 한다’라는 내용의 파워포인트가 인터넷에 돌며 화제가 됐다. ‘개발자는 30대를 개발 전성시대로 보내고, 40대를 관리자로 보내야 한다’라는 얘기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땐 궁금했다. ‘정말 백발이 성성한 개발자는 국내에서 볼 수 없는 걸까?’ 그무렵 네이버 개발자 행사에서 송창현 NHN 리서치 연구센터장을 처음 보았다.


당시 송 연구센터장은 NHN의 개발자 행사인 ‘데뷰 2011′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감동을 주는 개발자 되기’란 주제로 발표중이었다. 희끗희긋한 머리에 아버지 연세쯤 되는 분이 2천여명 넘는 관중 앞에 나서서 “제품에 미치고, 열정을 가지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는 개발자가 돼라”라고 당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퍽 인상깊었다. 그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마흔이 넘어도 개발자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2년이 지난 지금, 송창현 연구센터장을 직접 만났다. 그는 지금도 네이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네이버랩스’라는 네이버 핵심 기술 개발 조직을 꾸려 음성인식, 음성합성, 음성번역, 웹브라우저 기술, 성능 고도화, 라인 음성통화, 라인 비디오채팅과 같은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2년전 자신이 섰던 개발자 행사 ‘데뷰‘ 무대도 몸소 챙긴다. 2008년 네이버 입사 후 지금까지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기술 개발 현장 맨 앞에서 뛰고 있다. 머리는 희끗해졌지만, 개발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애플에 빠진 고딩, 실리콘밸리를 누비다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고등학교 때 애플의 리사(LIsa) 컴퓨터를 본 게 계기가 돼 개발자 세계에 발을 디뎠다. 그 전까지만 해도 기기에 좀 관심 있는 고등학생이었을 뿐이다.


“리사를 본 순간, 리사를 만드는 곳에 가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학교는 기계공학과로 들어간 다음 중간에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나중엔 전산을 공부했지요. 미국으로 유학도 떠났습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뒤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개발 지식을 넓혔다. 송창현 연구센터장이 활약한 분야는 ‘성능 엔지니어링’. 그는 같은 컴퓨팅 환경이라도 서로 조율을 통해 최적화된 성능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개발자로 활약했다.


DEC,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같은 회사에서 동료들과 부딪히며 개발 철학과 신념도 배웠다.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개발철학은 송창현 연구센터장이 유학시절 몸소 체득한 경험의 산물이다.


“모든 회사가 저와 뜻이 같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맨 처음 입사해 일한 DEC는 제 마음의 고향 같은 회사로, 개발 경력이 15~20년된 선배들과 함께 일하면서 ‘자유롭게 일하는 개발자 마음가짐을 배웠지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릅니다.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더 중요시 여기지요. 코딩을 하는데 ‘if가 있고 else가 있으면, go to를 쓰지 말라’라는 지침이 있는 식이라고 할까요. 개발 형식이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꿈꾸는 송창현 연구센터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발 방식은 다소 맞지 않았다. 송창현 이사는 1년만에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두고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고등학교 때부터 ‘일하고 싶다’라고 꿈꿔왔던 회사에서 서버 성능 고도화 엔지니어로 일했다.


“애플의 개발 문화는 정말 진행 속도가 빠릅니다. e메일이 오는 속도가 다른 회사에서는 보통 하루 걸린다면, 여긴 5분 정도 걸린다고 할까요. 모두들 반응이 빨랐습니다. 제가 1년10개월 정도 애플에 있었는데, 느낌은 한 5년 일한 것 같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일하는 매 순간이 긴장되고 흥분됐지요.”


‘스스로 원하는’ 개발자가 되는 게 중요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이 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네이버 개발자들을 가르친다. 2008년 네이버에 입사해 기술혁신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개발 조직을 이끌면서, 개발자들이 최대한 자유롭고 즐겁게 개발하면서 동시에 열정적인 개발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그가 수장이 돼 운영하는 네이버랩스실 한 쪽 벽면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1. 팀이 없는 것처럼 협업하라.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자리를 옮겨서 같이 해라.
    2. 지시하지 말고 토론하라.
    3.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려라.
    4. 핵심기능·기술에만 먼저 집중하여 작게 시작하여 완성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며 제품도 같이 성장시켜라
    5. 자신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 단 팀플레이어만.
    6.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하라. 불편함을 우정으로 풀어라.
    7. 빠른 성장과 진행을 위해 팀을 작게 만들어라.
    8. 잘못되어 가는 것이 보이면 빨리 뒤집어라. 고칠것이 있으면 자신이 고쳐라.
    9.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이 어떤 유저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라
    10. 항상 유저를 찾고 그들과 소통하라
    11. 지식 공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12. 결코 어른이 되지 마라. 기술에 대한 열정과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어라.

네이버랩스 벽에 담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발로 뛰는 개발자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는 개발자라면, 직접 사람과 부딪혀 사람을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성격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질문만 많이 할 줄 아는 개발자는 사절이다.


“개발자는 ‘그 사람이 이렇게 하고 있으니, 저렇게 도와주면 편하겠지’하고 사람을 관찰한 다음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어떤 기능이 필요하십니까’ 물어봐서 개발하면 안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잘 모르고 있을 뿐더러, 어떤 기능이 필요하다고 답한다 한들 사람마다 필요한 기능은 다릅니다. 100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서, 모두가 필요한 기능은 아닙니다.”


송창현 연구센터장은 기획자 못지 않게 개발자도 어떤 제품을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기 위해선 사람들과 함께 부딪히며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 독방에 갇혀 생각만 하는 개발자는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쉽지 않다.


“동시에 자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 개발자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개발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직업으로서의 개발자를 택하면, 언젠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옵니다. 언제나 주변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감동받고, 감명받는 개발자가 돼야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꼼꼼쟁이’

네이버는 오는 10월14일과 15일 잠실 롯데호텔월드 3층에서 개발자 행사 ‘데뷰 2013′을 연다. ‘오픈소스’와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의 강연을 준비했다.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송창현 연구센터장과 팀은 숱한 시간을 쏟아부었다. 연사 섭외부터 강의내용까지 꼼꼼히 챙겼다. 개발자들이 좋은 정보를 많이 얻어가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네이버 개발자 행사는 다른 개발자 행사와 달리 해외 연사 초청, 타 기업 기술 발표 세션이 많은 편이다. 자사 기술을 소개하거나 홍보하는 일이 거의 없다. 다른 기업이 자사 기술력을 자랑하거나 신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개발자 행사를 활용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물론 데뷰도 처음엔 자사 기술 소개에 집중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기술을 소개하는 것보다 해외 좋은 정보를 데뷰에서 들을 수 있게 행사를 꾸리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F8, 구글I/ O 개발자 행사를 들으려면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개발자를 위해 우리가 대신 나서주는 게 어떨까 하는….”

송창현 이사는 데뷰를 해외 유명 개발자들이 모여 자신의 기술을 소개하고 그 기술을 국내 개발자들에게 전파해주는 기술의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매년 본인이 직접 나서 강연 주제를 선정하고 연사를 섭외한다. 무료로 개발자 행사를 주최해 개발자들이 부담 없이 공부하러 올 수 있게 만들었다. 이번에는 개발자 행사 기간을 이틀로 늘려, 좀 더 많은 개발자들이 다양한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 개발자 행사 강연은 녹화해 추후 웹사이트를 통해 중계할 예정이다.


저는, 개발자 행사에 온 개발자들이 하나라도 더 좋은 기술을 배워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꼭 네이버 기술이 아니어도 됩니다.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 그게 목표입니다.


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45620

안철수 박사와 마주 앉아 인터뷰를 진행한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했다. 2005년 3월 홀연히 CEO에서 물러나 공부를 하겠다고 미국으로 떠난 후 처음인 듯 했다. 그러고 보니, 5년이 넘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지금 너무도 바쁜 사람이다. 카이스트 석좌교수로 기업가 정신과 창업을 주제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외에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다. 최근에 안철수연구소에서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소셜게임 벤처기업 노리타운스튜디오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공식 직함만 20여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한 회사의 CEO를 넘어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에 더정열을 쏟는 듯 하다. 미국으로 떠나기전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한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그 바람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안철수 박사는 올해 우리나이로 쉰이다. 하늘의 뜻을 안다(지천명)는 나이, 올해는 어떤 뜻을 담아 우리에게 전해 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안철수 박사는 우리 사회와 기업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곤 했다. 요즘은 쓴소리의 세기가 더 강해진 느낌이다. 대상도 가릴 것 없다.

“지난 3년간 전세계적인 IT의 격변기에 우리는 뭘했나요. 이런 흐름을 그 누구도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고 정부와 거대 통신사,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않았죠. 정부는 더 이상 IT 분야의 혁신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컨트롤타워를 없애버렸고, 대신 IT가 각 산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면서 융합을 꺼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결정은 패착이었죠.”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가 전 세계를 휩쓸어댄 지난 3년, 우리는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철저히 이방인이 되고 말았다는 게 안철수 박사의 진단이자 아쉬움이었다. 그는 ‘잃어버린 3년’이라며 씁쓸해했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말에선 분노까지 엿보인다.

‘1인 창조기업’도 도마에 올랐다. 안 박사는 “기존에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더 잘 될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에는 공무원들이 별 관심이 없고 창업하는 회사들의 숫자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깎아내렸다. 그는 “1인 창업보다는 오히려 여럿이서 함께 창업을 해야 더 성공가능성이 높다”며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정부에 손 빌리려 하지 말고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하는 게 없다”며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쓴소리는 계속된다. 그건 여전히 버릴 수 없는 희망때문이란다. “희망이 없으면 이런 얘기 할 필요가 없다”면서 말이다.

그의 희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12월 27일, 방학을 맞아 미국으로 잠시 공부하러 떠나기 전 안철수 박사를 만났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와 함께 한 자리였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이하 김상범) : 반갑습니다. 오랫만에 뵙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안철수 박사(이하 안철수) : 네. 내년(올해다)이면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이 되는 해이고, 나이는 50이 됩니다. 시간이 빠르네요. 교수를 하면서 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블로터닷넷도 5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김상범 :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군요. 어려울 땐 어려워 힘들고, 좀 나아진다 싶으면 원칙에서 벗어나는 유혹과 싸워야 하고. 매순간 뭔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게 제일 힘들더군요. 블로터닷넷 시작하면서 세가지 원칙을 세운 게 있습니다. 하나는 좋은 컨텐츠로 승부해보겠다는 것, 또 하나는 국내 미디어 비즈니스 환경에서 깨끗하고 떳떳한 비즈니스로 승부하겠다는 것, 마지막이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을 늘 고민하는 미디어가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안철수연구소가 지향하는 바와 같습니다. 아무튼 그런 속에서도 나름 처음의 원칙을 지켜오면서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어떨때는 이 원칙을 과연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안철수 :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을 때 누구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많죠. 그래도 블로터는 흐름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김상범 : 블로터닷넷이 출범할 때 블로그가 국내에서 막 주목을 받을 즈음이었어죠. 그래서 눈길도 좀 받았죠. 처음 한 2년정도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IT 분야 팀블로그 미디어로 굳혔습니다. 미국에 테크크런치나 매셔블 같은 팀블로그 미디어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전문 분야별로 팀블로그 미디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경쟁하고 견제하면서 서로 체력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희가 1인미디어 공동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했고 실제 저희 말고도 그런 움직임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데, 성격은 좀 다르지만 ‘1인 창조기업’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하시던데요.

안철수 : 개인들이 유사한 주제를 가지고 연합을 해 가면 서로 보완이 되고 호소력도 커질 텐데 그런 모습이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각자 플레이를 하면 힘이 없어질 텐테 말이죠. 1인 창조기업의 경우 정부가 사전 조사를 잘 안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정부나 공무원들이 기존 업체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죠. 그런데 이 부분은 눈에 잘 안띄죠. 실적도 잘 안나오구요. 그렇다보니 실적으로 잡을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에 정부가 관심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업 활동은 기본적으로 팀워크입니다. 혼자하는 것은 프리랜서죠.
프리랜서를 기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잖아요.

더 안타까운 것은 소셜벤처의 등장이죠. 벤처를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소셜까지 하겠다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소셜벤처는 일반 벤처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높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벤처기업을 했던 이들이 다시 뛰어들고, 소셜벤처도 이들이 합니다. 전혀 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소셜벤처를 하라니 안탑깝죠. 또 소셜벤처를 창업하는 이들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벤처이고 기업인데 이건 잊고 소셜만 생각하고 정부에게 지원을 해달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지원받을 생각을 하는 것은 기업이 아닙니다.

김상범 : 더듬어보면 예전부터 사회나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내셨죠. 요즘은 더 강도가 세진 것 같긴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참 많이도 들어왔던 얘기들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하죠. 참 답답한 노릇이다. 10년동안 저리도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으니. 그럼, 그동안 우리 사회나 기업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아닙니까.

안철수 : 거대 담론들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거대 담론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손을 봐야 합니다. 어떤 제도를 정비해야 문제가 해결될 지 고민을 해야되는데 그것에 관심을 안갖다보니 항상 이 모양 이꼴이 됩니다.

김상범 : 그럼 말입니다. 혹시 정부나 기관에 들어가서 직접 바꿔야겠다는 생각 안해보셨습니까. 밖에서 얘기만 하면 답답하기만 할테니 말입니다. 실제, 이런 저런 제안도 많이 받으신 걸로 압니다만. ‘내가 한번 뜯어고쳐보자’ 뭐 이런 생각도 해봤음직한데.

안철수 : 변화될 가능성이 적은데 그곳에 가서 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혼자만 들어가서는 절대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작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동시에 들어가면 모를까 말이죠. 지금 현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김상범 : 미국에서 공부하셨는데, 그곳은 좀 다른가요.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곳과 뭐가 다른 건가요.

안철수 : 선진국들이라고 하면 어떤 문제에 대해 제도화가 잘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문제가 터지면 현상만 해결하고 담당자를 문책하죠. 사회적으로 왁자지껄 떠들다 덮습니다. 제도가 마련이 안돼 있으니 시행착오가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죠. 우리는 리스크 테이킹만 하죠. 선진국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리스크 관리는 당장 표는 안납니다. 당연히 인기가 없죠.

또 한 축은 투명성입니다. 투명하지 않으니 거래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이죠. 사회적인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도 그렇구요. 정치를 하려면 바로 이런 지점에 집중해야 하는데, 근데 표가 잘 안 나오죠. 업적도 그 다음 정권이 가져가니까.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이런 부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김상범 : 사업을 계속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철수 :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선진국의 경우 창업을 경험한 사람은 실패해도 다시 창업을 하고 그렇게 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갑니다. 그런 사례가 사회적으로 퍼지는 것이죠. 서로 가지고 있는 것들을 개방해서 성공시키는 모델들이 눈에 보이는 것이죠. 한번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다시 창업을 하기도 하고, 학계로 가기도 하고 벤처캐피탈에 가서 그 생태계를 키워내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성공을 하면 그 기업에 계속 머물거나 망해서 재기를 못하거나 딱 두가지 입니다. 성공한 창업자의 소중한 경험이 사회적 자산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조금씩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장병규씨나 권도균씨, 김범수씨 같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10배는 더 많아져야 합니다.

김상범 :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과 창업과 관련해서 강의를 하고 계신데요. 요즘 학생들 창업에 관심이 많은가요?

안철수 : 예전보다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대기업의 문턱이 워낙 높고, 다른 대안이 없어졌기 때문인 듯 합니다. 창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죠.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게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구조도 마련해줘야 합니다. 대학들도 그렇고 벤처캐피털들의 실력도 키워야 하구요. 금융권의 연대보증 문제도 해결해 줘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들도 개선돼야 하죠. 그런데 항상 똑같은 것 같습니다.(웃음)

김상범 : 그래도 요즘 SNS나 모바일이다 해서 예전 닷컴열풍때만큼은 못돼지만 창업 열기도 다시 살아나는 듯 한데요.

안철수 : 그 얘기를 하면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지난 3년간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2004년 페이스북, 2007년 아이폰과 징가, 2008년 그루폰, 2009년 포스퀘어 등이 등장했습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흐름이 전세계를 뒤엎고, 그 흐름을 타고 엄청나게 많은 회사들이 뛰었습니다. 창업하고 몇년이 안돼 몇조원, 몇십조원의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엄청난 기회를 구경만 하다가 놓쳤습니다. 세계가 바뀌는 있는데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정부도 그렇고, 기업들도 그렇고,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회의 3년을 우리는 고스란히 잃어버렸죠. 그런데 더 화나는 일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상범 : 미디어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합니다. 사실 블로거들은 흐름을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목소리가 작아서 그랬지.

안철수 : 그들은 알았겠지만 정작 움직여야 될 이들이 몰랐다는 것이죠. 이젠 많이 늦었습니다. 해외 플랫폼 위주로 모두 휩쓸려 갈 것 같습니다. 그것이 3년간의 공백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로가 가진 것들을 오픈해서 상생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상생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이 상당히 정교해야 됩니다. 상생을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여지를 줘야 하고, 그런 혁신을 대기업들이 흡수해야 됩니다. 이래야 서로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우리는 상당히 미숙합니다. 상황판단을 위한 권한 위임, 기술력을 가진 업체를 볼 수 있는 그런 실력있는 실무자가 대기업에 있어야 하는데, 여러 부분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김상범 : 허망하게 3년을 보내고 아무도 책임을 안진다고 하셨는데,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판같이 들립니다.

안철수 : 담당 부서가 없어서 그렇겠죠.(웃음) 정부가 원래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아이폰이 나오고 창업 열풍이 불 절호의 기회에 우리나라 정부는 IT 컨트롤 타워를 없애버렸죠. 정부 브레인들의 의견은 IT산업은 성장할 만큼 성장했으니 이제 다른 산업을 도와주어야 된다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융합이 등장한 이유죠. 그래서 컨트롤 타워가 없어진 것이죠. 정부조직이 그렇게 개편됐는데 결국 판단착오였다고 봅니다. 문제가 발생했으면 바꿔야 하는데, 기업이라면 바로 바꿨을 겁니다. 근데 정치는 그게 안되나 봅니다. 빨리 고쳐야 전체가 잘 될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김상범 : 최근 소셜게임 사내 벤처를 독립시켰습니다. 보안업체가 소셜게임이라니 안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안연구소에서 사내 벤처는 처음인 것 같구요.

안철수 : 노리타운스튜디오라고 처음으로 사내벤처가 출범했습니다. 단기간에 결정한 것은 아니구요. 3년간 준비해 왔습니다. 매주 회의에 참여합니다. 큰 방향을 잡을 때 조언을 하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난 3년간의 흐름을 보면서 이 분야에 진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타이밍이 있거든요. 시장 흐름을 먼저 본 것도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김상범 :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모두 어려웠습니다. ‘국내 SW 대표주자들의 동반 추락’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안철수 : 기술이나 제품의 실패라기 보다는 경영의 실패였다고 봅니다. 오너들의 독단적인 결정때문에 어려워진 것이죠.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스템의 실패’였죠.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기술의 실패는 아니라고 봅니다.

김상범 : 2011년 계획은 무엇인가요?

안철수 : 사람을 잘 키워야 합니다. 카이스트 교수로 풀타임 일하면서 지도학생 11명을 데리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창업 관련해서 강의를 합니다. 교수로서는 그렇구요. 제가 현재 가진 직함만 대략 20여개 정도입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도 있고, 대통령 자문위원을 비롯해서 희망제작소에도 참여합니다. 2010년 외부 강연만 100회 정도했는데 이것도 계속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책을 좀 쓰고 싶습니다. 근데 시간이 많지 않아 걱정입니다. CEO 그만두고 5년이 지난만큼 새로운 콘텐츠들도 꽤 많이 모아놨거든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만들 지에 대한 것도 쓰고 싶구요. 와튼 스쿨에서 배웠던 잘못된 경영 상식들을 바로 잡아주는 것, 아이폰이 어떤 영향를 미쳤는 지도 정리해보고 싶구요.

김상범 : 시간이 얼마 안남았으니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겠습니다. 블로터닷넷도 인력충원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인 궁금증이기도 한데, 사람을 새로 뽑을 때 무엇을 보시나요?

안철수 : 제가 한 말은 아니고 공감하는 말인데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뽑으라고 하더군요. 그런 주장은 결국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겁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내가 틀렸다고 말하지 않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람은 스스로 계속 학습을 합니다. 그런 사람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이야기할 때도 문제가 없습니다. 스스로 재단을 안하거든요. 사람 하나 뽑는 것 엄청난 일이죠.

김상범 : 그렇게 뽑은 사람이 기대에 못미치면 어떻게 하십니까. 안 박사님은 직원들을 어떻게 야단을 치시나요.

안철수 : 사람마다 능력이 다릅니다. 각자에 맡는 일을 줘야 합니다. 능력보다 과하게 일을 주면 못해냅니다. 서로 불행해지죠. 저는 야단을 치기 보다, 잘못이 반복되면 기대를 접는다고할까요? 어쩌면 제가 너무 혹독할 수 있습니다.

김상범 : 바쁘실텐데 많은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더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 나오면 꼭 읽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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